챕터를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한토막 더 나와서 어쩔수없이 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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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틈을 노려라
희망포지션을 당돌하게 외치라는 이야기를 했다.
팀원들에게 나의 목표를 이야기하면
최대한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장 현실은 벤치멤버다.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
잠재력이 뭐 아무리 대단하다고해서,
시합 경험 한번 없는 사람을 첫 판부터
주전으로 쓰진 않는다.
그런 팀이있다면..
개판이란 뜻이다
정말 운이 좋다면, 당신의 첫 시작은
희망포지션에서 시작할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1. 첫 타석의 의미 = 당신의 쇼케이스
시작은 대부분 '첫타석'으로부터 주어진다.
주전이 아닌 경기막바지에 승부가 정해지고 난 뒤,
부담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들어가게 된다.
당신의 첫 타석, 어지간해선 대부분 삼진이나
범타로 물러나게 될 거다.
물론, 안타를 쳤다면 축하한다.
3타수 3안타 3루타2개 만루홈런 8타점
대학 졸업후, 첫 사회인팀가입해서
내 첫경기(연습경기) 기록이다.
바람도 많이 불었고, 뽀록도 엄청 심했지만
어쨌든 기록은 영원하다.
첫 인상이 이렇게 강렬했기에
주전 자리 하나정도는 쉽게 얻어냈다.
나같은 경우엔 물론 대학교에서
야구를 이미 많이 했으니까 가능한 이야기였고..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 처음 상대해보는 투수와 포수
- 타석에서의 어색한 느낌
- 알 수 없는 스트라이크와 볼의 구분
- 이런 불확실성에서 오는 공에 대한 느린 반응
- 그래서 내가 친 공은 땅볼
당신이 타석에서 낮선 상황에 닥치는 동안,
팀원들은 그 어느때보다 당신의 첫타석을
주의깊게 지켜보게 된다.
'과연 이번 신입은 얼마나 잘하는 친구일까?'
첫 인상은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하다.
안타를 치느냐 못치느냐의 결과적인 문제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당신을 주전으로 쓴다면
계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낼수있을지 없을지를
전제로 예의주시하며 판단하게 된다.
'저 친구는 그래도 공을 좀 보네(스트와 볼 구분)'
'쟤는 왜 공보안보고 휘두르네 한참 걸리겠다'
'쟤는 폼이 좋은데? 맞으면 넘어가겠다'
'쟤는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냐?ㅋㅋㅋ'
뭐 대충 이런 평가다.
팀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그들 머리속엔 이미 당신을 더 출장시켜보고
싶은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극히 드물다.
당연하게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다만, 내가 하고싶은 얘기는
첫타석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처음이니까 대충 들어가서
한번 휘두르고 오라는 빈말은 듣지마라.
첫타석에서 당신이 해야할 일은
1) 초구부터 치지마라
(당신에겐 3번의 기회가 있다
초구아웃은 최악 of 최악이다.)
2) 어떤게 스트라이크고 어떤게 볼인지
최대한 공을 보려는 접근 자세로 타석에 임한다.
3) 반드시 한번은 꼭 휘둘러야 한다.
결과를 내야한다는 것이다. 땅볼이든 뜬공이든.
(첫타석에서 하지못하면 두세번째에서도 말린다.)
4) 배트를 짧게 쥐어라.
공을 오래보다보면 반응이 늦어진다.
대신 볼을 골라낼 수 있다.
짧게 쥐면 그 딜레이를 줄일수있다.
2. 경기 뛸 확률 = '타격'에서 결정된다.
사회인야구에서의 타격수준은
주전이냐 아니냐를 판가름지을 정도로 중요하다.
당신이 첫 인상을 제대로 남겼거나,
그렇지 못했거나 상관없다.
당신이 주전을 꿰차기 위해 어차피
해야할 가장 첫번째가 타격연습이다.
팀생활을 하면서 시간이 지나고 보면
자연스럽게 타격을 잘하는 사람이
주전이 되어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대타로 한두번씩 투입되면서
안타를 치고 볼넷을 얻고 팀에 득점을
기여하면서 '오 괜찮은데? 수비도 한번 해봐'
가 되는거다.
타격에 가장 먼저 집중해야하는 이유는
- 가장 빠르게 실력을 향상 시킬수있다.
- 수비를 잘하면 팀을 도울 수 있지만
타격을 잘하면 영웅이 된다.
- 같은 실력이라면 투수보다 타자가 유리하다.
당신이 감독이라고 가정해보자
여기 두 명의 선수가 있다.
1. 힘이 약해서 타격은 잘못하지만, 평소
캐치볼을 많이해서 수비에 감각이 있는 사람
2. 힘쓰는걸 잘해서 스윙도 파워가 넘치지만,
야구는 처음이라서 캐치볼이 엉성한 사람
정말 흔하게 볼수있는 사회인 야구팀의
신입 멤버들의 두가지 타입이다.
느낌적으로 누구에게 기회를 주고,
누구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가?
재능이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를 묻는 질문이 아니다.
'와.. 얘 수비 잘하겠네?' 와
'와.. 잘하면 홈런치겠는데?'의 차이는
이미 기대치부터 다르다..
감독이 신입선수에게 가장 빠르게
줄 수 있는 기회는 '대타'부터 시작된다.
타격 연습 > 수비 연습
똑같은 연습량으로 노력을 했을때,
가장 빠른 시간에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타격이다.
타격은 개인훈련이고
수비는 팀훈련이다.
당연히 개인적인 훈련의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다.
대부분 사람들이 수비를 잘하지 못하기때문에
사실상 타격에서 주전 / 비주전감이 나뉜다.
제자리에서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동작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혼자서도 연습이 가능하다.
물론, 2인 1조 연습이 가장 좋지만.
게다가 넓은 공간도 필요없다.
그물망하나와 '티볼'만 있으면 된다.
- 몸쪽, 바깥쪽
- 높은공, 낮은공
- 빠른공, 변화구
크게 볼때 이 정도 코스와 스피드로
나누어 이미지트레이닝과 연습을 병행하면
본인도 놀랄정도로 단시간 내에
실력을 끌어올릴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끌어올린 타격능력은
나의 가치를 단숨에 올려준다.
프로 = 투수 > 타자
프로에서 투수와 타자의 밸런스는
투수놀음이라고 할 정도로,
3할타자가 성공의 기준일 정도로,
타자가 출루에 성공하기는 쉽지않다.
사회인야구 = 투수 < 타자
하지만 사회인야구는 다르다.
우리는 공보고 공치기라고 한다.
그냥 날아오는거 보고 치면 다 맞는다.
투수의 공은 100~110km 전후에서 형성이 된다.
이 정도 스피드는 연습을 통해서
충분히 받아칠 수 있는 스피드이다.
이런 이유로 타격을 먼저 만들어놓으면,
어지간한 투수들을 상대로 4~5할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항상 주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수비는 다르다.
타격을 잘하면 실력이 좋아보이지만
수비는 잘해도 티가 안난다.
기록지에도 당신의 다이빙캐치는 기록되지 않는다.
똑같은 아웃중에 하나다.
당신이 아니여도 수비를 대체할사람이 있다.
게다가 수비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도 없고
잘할수도 없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연습하기도 애매하다.
혼자서는 할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습하려고 한번 모이면
돌아가면서 한번씩 받기때문에
시간대비 연습의 효과도 현저히 낮다.
탁트인 넓은 공간도 필요하다.
동작이 많고 다양해서 몸이 기억하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며
모든 상황에 따라 상대적인 대응을 해야한다.
수비는 크게 두가지 동작으로 나뉜다.
포구동작과 송구동작.
둘중 하나만 못해도 경기에선 바로 티가 난다.
포구를 잘해도 송구를 못하게되고
송구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포구가 쉽지않다.
포구동작의 세부단계로 따지면,
땅볼, 뜬공, 라이너(강습)으로 나뉘고
내야인지 외야인지, 세부 포지션별로
주자, 스코어 상황별로 움직임이 달라지고
백업도 가야한다.
송구동작 또한 마찬가지다.
외야수는 공을 들고있으면 안되고
바로바로 내야에게 던져줘야하며,
항상 도움닫기 스텝을 통해
강하게 던질수있도록 연습해야한다.
내야수는 상체를 펴지않고 잡은 상태에서
수그린 채로 중심을 낮게하여 던져야 한다.
어떻게 포구하느냐에 따라 스텝이 달라지기때문에
송구동작에서 미리 거리를 잘 재서 스텝을 밟아야한다.
수비는 정말로 굉장히 오랜 경험과
연습을 필요로 한다.
마치 가수들의 발성연습과 같다.
야구할때마다 수비연습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중독자에 가깝게 연습을 해도 부족한게 수비다.
수능으로 비유하자면,
타격은 사회,과학의 암기과목이고,
수비(투구포함)는 언어외국어 영역에 해당된다.
단시간내에 타격 성적을 끌어올릴순 있어도
수비는 경험치와 실력에서 오는여유,
연습량이 밑받침되야 한다.
그러니까
하루빨리 주전이 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다시 기회를 주겠다.
수비연습할래? 타격연습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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